이번 현장은 강원도 홍천군 내천면에 위치한 개인주택 신축현장입니다. 두 개의 건물이 독립적으로 구성된 목조주택으로서 지붕의 모양은 맞배지붕 형식입니다. 목조주택이긴 하지만 전형적인 서양식 목조주택이라기 보다는 전통 한옥 방식에 가까운 일종의 퓨전 한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건물의 외벽은 황토 미장으로 마감하여 따뜻하고 옛스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반면, 창호는 최신식 시스템 창호로 설계되어 신구의 조화가 묘하게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견적을 위해 최초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입니다. 지붕에 한창 방수시트를 부착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왼쪽에 위치한 건물은 창고 겸 차고용으로 설계한 별채이며 오른쪽의 조금 더 큰 건물이 본관입니다. 별채의 지붕은 전형적인 맞배지붕의 형태이며 본관 지붕은 한쪽 면 일부가 약간 길게 연장된 비대칭형 맞배지붕입니다.

 

시공을 위해 현장에 도착하였는데 의외의 복병이 시공팀을 깜짝 놀라게 합니다. 실측이나 견적에는 반영되지 않았던 굴뚝이 지붕 위에 설치되어 있는 것입니다. 굴뚝 시공을 위해서는 후레싱과 방수재 등 추가되어야 할 재료가 많은데 비용은 논외로 하더라도 필요한 재료를 준비해 오지 않아 시공에 차질이 생긴 것입니다. 일단 후레싱은 나중에 설치하기로 하고 각상부터 설치합니다.

 

지붕 옆면 박공 부분을 자세히 보면 가로상이 지붕 길이보다 약간 더 길게 나와 있는 것이 보입니다. ㅅ자 모양으로 박공널이 아직 부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두께만큼 더 가로상을 바깥으로 내어 달았기 때문입니다. 박공널이란 박공 부분 옆면에 붙이는 두꺼운 널빤지를 말합니다.

 

마당 한켠에는 이미 기와가 도착하여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현장에서 시공할 기와는 프랑스에서 건너온 이머리스(Imerys)사의 알파10이라는 평기와입니다. 검정 단색의 평기와로서 코버트사의 프라나 평기와와 외관상으로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끝부분이 살짝 사선으로 마감 처리되어 있고  기와면도 약간 거칠게 코팅되어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투박하게 처리한 느낌인데 프라나 기와가 매끈하고 샤프한 느낌을 준다면 알파10 기와는 터프하고 와일드한 인상을 풍깁니다. 이번 기와는 건축주께서 직접 지정하여 선택하셨는데요, 투박한 느낌의 기와가 주택의 분위기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며 특별히 요청하셨답니다.

 

각상 작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일단 현장에서 철수한 후 박공널 부착이 마무리되면 다시 방문하여 시공을 이어나가기로 하고 작업을 마무리합니다.

 

이틀 후 다시 방문하여 시공을 재개합니다. 크레인이 도착하여 기와 인양 작업도 진행하고 굴뚝 주위의 후레싱도 설치합니다.

 

알파10 평기와의 특징이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기와 끝부분의 사선 처리한 부분이 눈에 띄네요.

 

이번 현장에는 따로 물받이를 하지 않고 자연 낙수를 하기 때문에 강풍에 끝기와가 들뜨지 않도록 클립을 이용해 끝기와를 고정시켜 줍니다.

 

용마루 하부에는 전용 벤트를 이용하여 환기와 통풍이 가능하도록 시공합니다.

 

굴뚝 주변에도 후레싱으로 다시 한 번 더 마감해 줍니다.

 

굴뚝 주변에 심어 놓은 후레싱 배수구가 기와 밑으로 설치되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물받이가 없어서 그대로 외부로 노출되기 때문에 가능한 외관상으로 튀어 보이지 않도록 세심히 마감합니다.

 

기와 시공이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새로 부착한 박공널이 갓기와와 잘 어울려 보입니다. 건물 외관만 보면 언뜻 한식 기와가 어울릴 것 같은 분위기지만 서양식 기와와도 무척이나 잘 조화를 이루는 것 같습니다. 신구의 조화뿐 아니라 동서양의 조화까지 갖춘 진정한 퓨전을 이룬 모습입니다.

 

하늘 위에서 본 모습도 근사하네요. 아래의  VR 사진도 감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