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현장은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봉양리에 위치한 공공 체험관의 신축 현장입니다. 철근 콘크리트 골조의 2층 건물로서 정선군에서 관광 자원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아리랑마을 생활사 콘텐츠공작소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발주한 박물관 기능의 공공 건물입니다.

 

견적을 위해 최초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입니다. 언뜻 보아도 지붕의 모양이 상당히 복잡하게 생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나 가운데 불룩하게 솟아 있는 작은 지붕의 위치가 매우 애매하게 자리잡고 있어 빗물 처리가 상당히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마도 엘리베이터 때문에 이렇게 지붕이 튀어나와 있는 것 같은데, 하필이면 기와골의 빗물 배수로를 막고 있는 형태로 자리하고 있어 난이도를 한층 더 어렵게 만들어 놓았네요.

 

견적 이후 근 한 달 남짓의 시간이 지난 후 시공을 위해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건물 외관은 이미 스타코와 목재로 장식이 된 상태네요. 문제의 엘리베이터실 지붕은 위 사진과 같이 마감이 되었네요.

 

일단 세로상 작업을 위해 지붕면 위에 먹선을 표시합니다.

 

용마루 기초 각상을 세운 후, 표시된 먹선을 따라 세로상을 가지런히 배치합니다.

 

정확한 수평 및 기와골 각도를 잡아주기 위해 실을 띄워 각상 작업을 진행합니다.  어떻게 하면 하자 없이 빗물의 배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지 시행착오를 거치며 연구하느라 지붕면에 먹선으로 표시한 기와골 위치와 실제로 실을 띄운 기와골 선이 약간 달라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띄워놓은 실의 위치에 맞춰 각상으로 기와골 뼈대를 설치한 모습이 보입니다. 세로상이 하나씩 붙으면서 점점 지붕의 틀이 잡혀나가고 있네요.

 

콘크리트가 불룩하게 솟아 각상 설치가 쉽지 않은 곳은 사진과 같이 공구를 이용해 지붕 표면을 살짝 갈아내고 작업합니다. 그라인더로 인해 피어오른 먼지가 자욱하네요.

 

세로상 작업이 얼추 끝나갑니다. 워낙 복잡한 지붕이라 이 세로상 작업에만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완성된 세로상 위에 가로상까지 부착한 모습입니다. 이제 지붕의 모양이 선명하게 드러나네요.

 

문제가 되었던 엘리베이터실 벽면의 기와골 처리 부분입니다. 기와골을 따라 흘러내린 빗물이 엘리베이터실 외벽면을 감싼 후레싱과 만나 합류하면서 배수되는 구조입니다. 배수가 끝나는 지점의 빗물받이 거터가 너무 짧기 때문에 혹시라도 폭우가 내릴 경우에는 자칫 빗물이 흘러 넘치는 경우가 생길까 걱정되지만 지붕의 설계 자체가 이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지붕 시공을 하다 보면 외양에는 신경을 많이 쓰면서 가장 중요한 배수에 관해서는 깊은 고민을 하지 않는 건축설계사가 의외로 많다는 것을 자주 경험하게 됩니다. 빗물 배수에 대해 좀 더 풍부한 경험과 이해도가 높은 설계사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엘리베이터실 반대편 쪽의 벽면에도 사진과 같이 외벽면에 후레싱을 설치하여 배수로를 만들어줍니다.

 

각상 및 물받이 거터, 후레싱까지 설치가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기와 인양을 시작할 차례입니다.

 

기와가 도착하고 크레인으로 인양 작업이 시작됩니다. 이번에 사용될 기와는 모니어(Monier)사에서 만든 검정색 평기와인 시그니(Signy)라는 모델입니다. 모니어사는 프랑스의 지붕재 생산 회사로서 세계 1위의 글로벌 지붕재 생산 기업입니다. 국내에서는 (주)서중인터내셔날코리아와 파트너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바닥 기와 시공이 시작됩니다. 기와골 부분은 일직선을 유지하게끔 정밀하게 컷팅해 시공합니다.

 

지붕이 분기되는 지점에는 방수에 유의해서 꼼꼼하게 시공합니다.

 

엘리베이터실과 기와골 합류 지점도 최대한 방수에 신경 쓰며 정밀하게 시공합니다. 기와 시공 전에 물을 직접 흘려보내는 실험까지 마치고 이상 없이 배수되는 것을 확인하고 작업합니다.

 

완성이 머지 않았습니다. 용마루에 이어 박공 기와를 시공할 차례네요.

 

드디어 기와 시공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지붕 구석구석 모든 부분이 깔끔하고 완벽하게 시공이 끝났습니다.

 

며칠의 시간이 지나고 물받이 선홈통 마무리를 위해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건물 외부를 감싸고 있던 비계가 철거되고 나니 훨씬 깔끔하고 개성 있는 외관이 드러나네요. 위 사진의 건물 전면에 위치한 고깃집은 향후 철거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이 건물에 막혀 멋스러운 외관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나중에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고 나면 멋진 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나리라고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하늘에서 본 모습도 아주 근사합니다. 수입기와의 최고봉인 평기와와 특색 있는 건물 외관이 잘 조화를 이루는 모습입니다. 이번에 시공한 건물의 정식 명칭은 ‘아리랑마을 생활사 콘텐츠공작소’라고 하는데요, 근대 가옥의 내부 구조 및 외관을 최대한 구현하여 정선 생활상을 실감나게 보여줄 수 있는 참여형 전시·체험 공간이라고 합니다. 또한 향토 생활 유물 전시 박물관으로 활용되어 짚풀 공예, 도자, 삼베, 길깜 등 전통문화 재연 프로그램과 디딜 방아, 절구, 떡메치기, 탈곡 등 생활사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번 시공에 사용된 기와는 프랑스 모니어기와의 시그니 평기와로서 심플하고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주는 최고급 점토기와입니다. 색상은 진한 검정색이며 무광과 유광의 중간 느낌을 주는 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세한 제품 설명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 모니어 시그니 평기와 제품 설명 자세히 보기 >>

 

아래의 VR 촬영 사진도 감상하세요. 사진은 한 장처럼 보이지만 들어가 보시면 각각의 상황에 따라 볼 수 있도록 팝업 메뉴로 링크를 구분해 놓았습니다. 각도를 달리해서 촬영한 총 일곱 장의 VR 사진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