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현장은 제천시 봉양읍에 위치한 개인주택 지붕 보수 현장입니다. 목조로 골조와 지붕을 구성한 목조주택으로서 지붕의 모양은 외쪽지붕과 맞배지붕이 혼합된 형태입니다. 몇 개월 전에 외지의 타 업체에서 수입 점토기와로 시공했다고 하는데 부실 시공으로 인해 빗물 누수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네요. 시공했던 업체는 연락을 받지 않는 상태라 저희 쪽으로 보수 요청이 와서 수리를 진행하게 된 현장입니다.

 

기와는 테릴 사의 DC12 시리즈 중 미디발(Medieval) 모델로 시공이 되어 있습니다. 지붕에 올라가서 기와를 몇 장 걷어보자마자 바로 빗물 누수 흔적이 드러나네요. 지붕면의 방수 시트가 빗물로 푹 젖어 있는 것이 보이며, 누수로 인해 스타코 벽면에는 누렇게 빗물 자국이 생겼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먼저 가장 기본이 되는 기와 줄 간격이 전혀 맞지 않네요.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똑바로 일직선을 유지해야 할 기와 줄 간격이 구불구불 춤을 추고 있습니다.

 

또한 용마루 하부 마감은 전용 알루미늄 벤트가 아닌 시멘트 몰탈로 막아버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진흙이나 시멘트로 용마루 하단부를 막아버리면 지붕 내부의 공기 흐름 및 수분 배출을 막기 때문에 지붕의 내구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특히나 목조주택에서는 결로로 인해 목구조가 오염되어 썩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절대 사용하면 안 됩니다.

 

외벽과 지붕이 만나는 곳에도 이렇게 시멘트로 마감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벌써 기와와 시멘트 접착면이 떨어져서 틈이 생긴 것이 보이네요.

 

진단 결과, 외쪽지붕 갓기와 부분의 방수 처리 미비 및 부실한 용마루 마감으로 인해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결론 짓고, 용마루 부분을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는 것으로 보수 계획을 잡습니다.

 

외쪽지붕 용마루와 갓기와를 차례차례 철거하기 시작합니다.

 

갓기와의 방수턱 안에 물이 아직 고여 있는 것이 보이네요. 외쪽지붕의 갓기와를 시공할 때에는 빗물이 넘어오지 않도록 실리콘으로 코킹하면서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냥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작업했기 때문에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기와 아래 각상 작업을 해 놓은 것을 보니 세로상끼리의 간격이 너무 넓고 그나마 각재가 아니라 합판을 길게 켜서 사용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세로상 없이 가로상만으로 시공한 것보다는 낫지만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이네요. 나중에 사정을 들어보니 이것 역시 처음에는 가로상으로만 작업하려다가 지적을 받고 나서야 이렇게 시공했다고 합니다.

 

원활한 작업을 위해 용마루 하단부의 바닥 기와 두 줄까지 전부 철거한 다음 폐기물을 걷어내고 지붕을 깨끗이 청소합니다.

 

문제가 있었던 갓기와 대신 외쪽지붕 전용 후레싱으로 교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용마루 기준대를 각상을 이용해 새로 세워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 후레싱을 부착한 다음 용마루 기와를 고정하게 됩니다.

 

위 사진과 같이 외쪽지붕 전용 후레싱을 시공해 나갑니다. 이렇게 하면 빗물이 지붕 밑으로 타고 들어오는 것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므로 누수를 잡을 수 있습니다.

 

지붕 밑에서 바라본 후레싱의 모습입니다. 깔끔하게 시공되었네요.

 

걷어두었던 바닥 기와를 다시 덮은 다음 용마루 마감을 위해 알루미늄 전용 벤트로 바닥 기와와 후레싱 사이를 덮고 있습니다.

 

이제 이 위에 용마루 기와를 직결 나사와 실리콘으로 단단히 고정하면 됩니다.

 

지붕 중간쯤에 있는 중앙 정원용 개방부 역시 외쪽지붕으로 시공되어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작업하기로 합니다. 기존의 기와를 철거한 후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ㄱ자로 꺾여 있는 곳을 보니 마지막 갓기와가 잘려 있는 채로 엉성하게 시공되어 있네요. 갓기와를 타고 흐르는 빗물이 그대로 지붕 밑으로 흐르게 되는 구조입니다. 어느 업체에서 시공했는지 모르겠지만 빗물의 배수에 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개념으로 시공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모습입니다.

 

잘려 있는 갓기와를 철거한 후에 새로 갓기와를 재단하여 교체한 모습입니다. 이렇게 교체한 후에 아래쪽에 있는 바닥 기와와 알루미늄 벤트로 연결해 주면 위쪽에서 흐르는 빗물이 자연스럽게 아랫쪽으로 흐르게 됩니다.

 

갓기와를 모두 걷고 외쪽지붕 전용 후레싱으로 교체한 모습입니다. 후레싱 양 끝의 갓기와 및 바닥 기와와 만나는 마감 부분은 실리콘과 알루미늄 벤트로 빈틈없이 마무리하여 빗물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용마루 벤트 작업까지 끝난 후의 모습입니다. 이곳 개방 지붕 역시 용마루 기와만 시공하면 됩니다.

 

개방 지붕 상단 부의 물받이 부분에서도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바닥 기와를 중간에서 자른 후 그냥 방치해 놓았네요. 위쪽에서부터 흐르는 빗물이 그대로 지붕 속으로 누수되는 구조입니다.

 

이곳 역시 알루미늄 벤트로 절단부와 아랫기와를 연결해 줍니다. 이렇게 하면 빗물이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게 되겠네요.

 

미세하게 균열이 생겼던 시멘트 접착면 역시 실리콘으로 막아 빗물의 침투를 차단합니다. 이제 보수 작업은 모두 끝났습니다. 문제가 생겼던 부분은 전부 최선의 조치를 취해서 개선해 놓은 만큼 더 이상의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