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현장은 제천시 신백동에 위치한 개인주택 신축현장입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2층 주택으로서 지붕이 총 세 군데로 나뉘어 설치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가장 윗쪽에 자리잡은 2층 지붕과 건물 전면 쪽의 1층 중앙 지붕, 그리고 건물 뒷편 1층의 외쪽지붕으로 분리되어 각각 설치되어 있습니다.

 

실측을 위해 최초로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입니다. 2층 콘크리트 타설 후 아직 양생이 진행 중인 관계로 거푸집이 그대로 붙어 있는 모습입니다. 건물 전면의 중앙 지붕은 맞배지붕의 형태로 파악이 되며 2층 지붕은 언뜻 보아 모임지붕으로 보입니다. 건물 외벽에는 스티로폼이 붙어 있지 않을 것으로 보아 차후에 별도로 단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인 것 같습니다.

 

드론을 띄워 상공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그런데 2층 지붕의 생김새가 지상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해 보입니다. 마치 십자형 지붕과 ㄱ자형 지붕을 하나로 붙여 놓은 모습으로 설계되었는데요, 박공형 지붕 방식이 아닌 모임지붕 방식이라 각각의 기와면을 전부 절단하면서 작업해야 하므로 시간과 노력이 몇 배는 더 들어갈 것 같습니다. 총 열 군데의 사선 용마루뿐 아니라 기와골도 다섯 군데나 되네요.

 

또한 붉은 원으로 표시한 부분인 1층 중앙 지붕은 본관 벽체에 단순히 붙어 있는 방식이 아니라 본관 안쪽에 ㄷ자 형태로 파고 들어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시공 난이도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벽체 인접면에 방수 후레싱을 설치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울 것 같네요.

 

게다가 비계가 2층 지붕의 처마보다도 낮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2층 이상의 지붕이라면 최소한 비계 세로봉을 지붕 처마 높이보다 1미터 이상은 높인 다음, 지붕 주위에 안전바를 빙 둘러 놓아야 안심하고 작업에 임할 수 있는데 이번 현장은 안전바는커녕 그나마 세로봉까지도 너무 짧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자칫 조그마한 실수라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입니다. 지붕 작업자들의 안전은 전혀 염두에 둔 것 같지 않은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네요.

 

건물 뒷편의 1층에는 외쪽지붕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다행이 이번 현장에서 가장 작업하기가 수월한 부분이네요.

 

일단 건물을 한 바퀴 빙 돌아가며 살펴보았는데요, 시공의 난이도에 대한 문제점도 문제점이지만, 이와 별도로 또 하나의 문제점이 더 발견되었습니다.

 

바로 사진의 붉은 원에 표시된 부분입니다. 이곳에서 용마루가 십자 형태로 모이는 구조인데요, 설계상의 미스인지 시공상의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커다란 오류가 눈에 띕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그림을 하나씩 그려가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형태의 용마루의 모습은 아마 위 사진과 같이 용마루가 정확히 십자로 교차하는 방식일 것입니다. 그래야 미적으로도 균형감과 안정감을 줄 수 있고 시공 측면에서도 좀 더 손쉽게 마감할 수 있으며 기능적으로도 완벽한 방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위와 같이 마무리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가로로 긴 용마루를 살펴볼까요. 용마루가 길게 하나로 이어지려면 노란색 실선으로 표시한 좌측 지붕의 너비와 중앙 지붕의 너비가 동일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두 지붕의 길이가 파란색 화살표 길이만큼 차이가 납니다. 용마루는 당연히 각 너비의 중심, 즉 파란 화살표의 중심에 각각 자리잡아야 하기 때문에 사진의 붉은 실선에서 확인할 수 있듯 교차 부분에서 어긋나게 됩니다.

 

이번에는 세로로 이어지는 짧은 용마루를 살펴볼까요. 역시 윗쪽 지붕의 너비와 아랫쪽 지붕의 너비가 파란 화살표 길이만큼 차이가 납니다. 당연히 화살표의 중심인 용마루선 역시 교차 부근에서 어긋나게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가상의 용마루선을 그려 보면 위사진과 같이 이상한 모양이 되어 버립니다. 네 군데의 용마루가 모이는 지점이 하나도 일치하지가 않습니다. 만약 설계도대로 정확하게 시공한 결과라고 한다면 명백한 설계 미스라고 보여집니다. 아니면 시공 과정에서 목수의 실수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어쨌거나 용마루를 시공하려면 가로나 세로 둘 중의 한 용마루는 길게 한 줄기로 이어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사진과 같이 그나마 오차 범위가 작고 미관상으로도 가장 보기 좋은 가로 용마루를 한 줄기로 이어주기로 가닥을 잡습니다. 이렇게 하려면 좌측 지붕의 용마루는 약간 위로, 중간 지붕의 용마루는 약간 아래로 옮겨 보정을 해야 합니다.

 

며칠의 시간이 흐르고 건물 상태를 확인하러 다시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이제 2층을 둘러싼 거푸집은 제거가 되었고 건물 외벽을 단열재로 감싸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네요. 벽돌 작업까지 진행이 되어야 지붕 작업을 시작할 수 있으므로 본격적인 지붕 시공은 아직 한참의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습니다.

 

드디어 시공 날짜가 다가왔습니다. 이번 현장에는 완벽한 방수를 위해 방수시트를 먼저 붙이고 작업합니다.

 

방수시트를 붙이고 필요한 각재와 자재들을 크레인으로 올려 놓은 모습입니다. 각종 자재가 지붕 한쪽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2층부터 작업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비교적 작업이 수월한 건물 뒷편의 1층 지붕부터 작업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건물 뒷편의 1층 외쪽지붕의 각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로상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세로상의 수평을 잡기 위해 실을 띄우고 괴임목으로 높이를 맞춘 모습입니다.

 

가로상까지 부착을 완성한 후, 각상이 처지지 않도록 촘촘하게 괴임목으로 보강하고 있습니다. 이제 기와를 놓을 자리에 먹선을 표시하고 외벽 인접 면에 후레싱까지 붙이면 1층 각상 작업은 완료됩니다.

 

1층 각상 작업이 완료되고 2층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먼저 기초가 되는 용마루부터 정확하게 세워야 합니다. 실을 띄우고 괴임목으로 높이를 맞춰 놓은 것이 보입니다.

 

지붕 슬라브의 상태가 워낙 안 좋아서 각상 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용마루쪽 슬라브가 둥글둥글하게 타설이 되어 있고 불룩하게 솟아 있는 곳도 많아 지붕면보다 각상의 높이가 많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이로 인해 원래도 높았던 지붕면의 경사가 더 높아지고 있네요. 가뜩이나 안전바가 없어서 위험한 지붕이 한층 더 위험해졌습니다. 특히나 이번에 시공되는 기와가 평기와 중에 가장 미끄러운 메탈 실버 코팅의 평기와이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 됩니다.

 

문제로 지적되었던 용마루 부분은 위 사진과 같이 시공되었습니다. 용마루의 위치를 조금씩 보정해서 가로로 긴 용마루를 하나로 이어준 모습입니다.

 

용마루 각재에 세로상이 하나씩 붙어가면서 지붕이 조금씩 모습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지붕면이 불룩하게 솟은 곳은 세로상을 빼고 작업합니다. 특히나 이번 현장은 기와골 부근에서 이처럼 불룩하게 솟은 곳이 많아 수평 작업에 한층 애를 먹습니다.

 

물받이 거터를 붙이기 전에 미리 각재 노출 부분을 커버할 처마 후레싱을 부착하고 있습니다. 처마 후레싱을 부착하면 물받이 거터와도 아주 잘 어울리기 때문에 미관상으로도 상당히 깔끔한 마감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2층 세로상 작업이 얼추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제 가로상 작업을 시작할 차례입니다.

 

가로상도 작업이 많이 이루어졌네요. 중간중간 세로상을 빼고 가로상만으로 수평을 잡은 곳들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각상 보강 작업 및 먹줄 작업, 후레싱 및 물받이 부착 작업까지 할 일이 많이 남았네요.

 

드디어 먹줄 작업 및 물받이 거터도 작업이 끝났습니다. 각상 보강 작업도 진행된 것이 보이네요.

 

2층 지붕은 후레싱 작업까지 모두 마감되었습니다. 1층 중앙의 지붕도 세로상 작업이 진행중인 모습이 보이네요.

 

1층 중앙 지붕도 각상이 완성되었습니다. 벽면 인접면을 따라 복잡하게 설치된 후레싱이 눈에 띕니다.

 

드디어 각상 작업이 모두 완성되었습니다. 2층 지붕에 물골마다 후레싱이 부착되어 있는 것이 보이네요.

 

뒷편의 외쪽지붕에도 외벽과 인접하는 면에 벽체 후레싱 및 유도 후레싱이 부착되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물받이 선홈통도 일부 시공되어 있는 것이 보이네요.

 

걱정했던 용마루 선의 각상도 원만하게 잘 시공되었습니다.

 

워낙에 복잡 다단한 지붕이라 각상 작업에만 총 엿새가 소요되었습니다. 이제 기와를 인양하고 시공할 일이 남았네요. 나머지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