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현장은 영월군 김삿갓면에 위치한 개인주택의 재시공 현장입니다. 목조로 골조와 지붕을 구성한 2층 목조주택으로서 지붕의 모양은 외쪽지붕 세 개와 현관 출입구 위의 작은 지붕까지 총 네 군대의 지붕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건물은 완공한 지 약 1년 정도 경과한 상태이며 지붕 기와는 타 업체에서 시공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지붕 굴뚝의 마감 상태가 이상하다며 건축주께서 저희에게 문의를 주셔서 현장을 방문해 살펴본 결과, 결국 재시공까지 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먼저 현재 건물의 지붕 상태를 살펴보겠습니다. 항공 촬영으로 멀리서 언뜻 보기에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지붕면은 가장 윗쪽에 ㄱ자 형태로 잘린 외쪽지붕이 하나 있고, 그 바로 아래 약간의 단차를 두고 굴뚝이 설치된 두 번째 외쪽지붕이 보입니다. 그리고 가장 아래쪽에 면적이 약간 작은 외쪽지붕이 벽면에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현관 출입구 위에도 작은 지붕이 하나 설치되어 있습니다.

 

좀 더 근접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역시 건축주분의 말씀대로 굴뚝 아래 뭔가 부자연스러운 것이 눈에 띕니다.

 

좀 더 근접해 보니 바닥 기와 네 장을 시멘트로 붙여서 얹어 놓은 것이 보입니다. 굴뚝 바로 밑에는 장판인지 합판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물체가 놓여 있고 아마도 기와 네 장은 이것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고정하기 위해 눌러 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굴뚝의 주변도 시멘트로 덕지덕지 발라놓은 것이 언뜻 보아도 정상적인 시공 방법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직접 지붕 위로 올라가 상태를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별 문제가 없어 보였던 것이 가까이에서 직접 살펴보니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특히나 굴뚝의 상태는 아주 심각한 지경입니다. 일단 기와와의 접합 부분을 시멘트로 덕지덕지 발라 놓아서 제대로 된 방수가 안 될 것으로 보일 뿐더러 미관상으로도 아주 흉해 보입니다. 장판인지 합판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물체의 정체는 가까이서 살펴보니 나무 무늬로 코팅된 철판입니다. 아마도 굴뚝 아래의 빗물을 처리할 후레싱 역할을 하기 위한 용도로 보입니다.

 

기와면과 외벽이 인접하는 곳의 처리는 후레싱을 댄 다음 다시 그 위에 시멘트를 덧발라 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멘트 접합부는 이미 군데군데 금이 가 있어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보입니다. 역시나 제대로 된 방수가 안 될 것으로 보이며 미관상으로도 아주 흉해 보입니다.

 

금이 가 있는 시멘트를 살짝 걷어보니 역시나 쉽게 부서지며 떨어집니다. 후레싱을 댄 상태에서 굳이 다시 시멘트를 발라 놓은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렇게 걷어 놓고 보니 이해가 갑니다. 후레싱을 기와 굴곡에 맞게 잘라 붙여야 하는데 제대로 자르지 않아서 구멍이 많이 나 있는 상태네요. 이렇게 구멍이 크면 빗물이 전부 기와 아래로 침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시멘트로 구멍을 전부 틀어막은 모양이네요.  마지막 기와 또한 외벽과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로 보이는데, 이렇게 간격이 크면 기와를 한 장씩 더 써서 마감해야 합니다. 아마도 추가로 들어가는 기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겸사겸사 이렇게 시멘트로 때워 놓은 것 같네요.

 

기와의 줄 간격 역시 일직선을 이루지 않고 삐뚤빼뚤 용트림을 하고 있습니다. 기와를 놓을 자리를 미리 표시하지 않고 그냥 대충 시공하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옆에서 본 기와의 상태도 살펴볼까요. 마찬가지로 줄이 전혀 맞지 않습니다. 각상만 제대로 걸었다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광경입니다. 전체적으로 기와의 오와 열이 전혀 맞지 않는 상태네요.

 

이렇게 금이 간 기와도 제법 눈에 띕니다. 기와를 잘못 밟거나 충격을 받아 깨진 것으로 보입니다. 시공 중에 이런 기와가 눈에 띄면 반드시 정상 기와로 교체해야 하는데 제대로 검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외쪽기와의 마감 상태도 아주 심각합니다. 갓기와 마감 없이 용마루 기와만으로 비스듬히 각도를 틀어서 마감했기 때문에 모양도 이상할 뿐더러 실리콘 코킹도 제대로 안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용마루 기와의 각도가 틀어지니 박공 마감 기와 역시 함께 틀어져서 아주 보기가 흉합니다.

 

이곳 역시 용마루 기와만으로 마감을 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네요. 정석대로라면 갓기와를 일렬로 붙인 다음 그 위에 용마루 기와를 시공해야 하는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용마루 기와의 각도를 틀어서 마감한 것으로 보입니다.

 

용마루 기와를 고정하는 방식도 아주 상식 밖입니다. 기와에 그라인더로 길게 칼집을 낸 다음 못을 박아 놓았는데 그나마 실리콘을 제대로 쏘지 않아서 구멍이 그대로 다 드러난 상태입니다. 빗물이 기와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태네요. 또한 알루미늄 벤트를 사용하지 않고 시멘트로 용마루 하단부를 마감해 놓아서 기와 내부의 통풍을 막아 놓았습니다. 이런 상태면 지붕 하단부 각재가 금방 부식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목조 주택에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용마루 마감 방식이 바로 시멘트 마감입니다.

잠깐 살펴보았는데도 기와의 시공 상태가 아주 총체적인 난국으로 보입니다. 드러난 문제점들을 건축주와 충분히 논의한 끝에 결국 기와를 전부 걷어내고 완전히 재시공하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재시공 날짜를 잡고 드디어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상태가 좋지 않은 기와는 폐기하고  부족한 기와만 추가하여 시공할 예정이므로 일단 기와를 모두 걷어내어 한쪽에 쌓아 놓아야 합니다. 가장 윗쪽의 ㄱ자형 지붕면부터 작업에 들어갑니다.

 

우갓의 롤기와부터 한 장씩 걷어내 줍니다. 갓기와와 롤기와에 붙은 실리콘 잔해는 커터칼로 깨끗하게 긁어낸 후 다시 사용할 예정입니다. 갓기와 시공 상태를 보니 직결 나사 대신 못으로 고정해 놓은 것이 보이네요. 못구멍을 실리콘으로 막아 놓지도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닥 기와도 한 장씩 걷어서 쌓아 놓습니다. 역시나 각상 작업을 가로상으로만 작업했네요. 이중상 작업을 해야 하므로 기존의 각상도 전부 걷어낼 예정입니다.

 

아직 기와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라 기와 아래 숨어 있는 각상이 조금밖에 보이지 않지만, 붉은 원 안을 보시면 각상이 일직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약간 어긋나 있습니다. 역시나 잘못된 시공입니다.

 

일단 기와와 각재를 전부 걷었습니다. 이제 지붕면을 깨끗하게 정리해야겠네요.

 

걷어 놓은 기와들을 지붕면 한쪽으로 몰아놓았습니다. 지붕면도 깨끗하게 청소했습니다. 이제 세로상을 설치할 차례네요.

 

세로상을 설치한 후 가로상까지 붙여 놓았습니다. 걷어 놓은 기와가 지붕 한쪽에 쌓여 있는 상태이므로 각상을 한 번에 설치하지 못하고 이렇게 반반씩 나누어 설치하고 있습니다. 일단 설치된 반쪽 각상에 기와를 먼저 시공한 후 나머지 지붕면도 마찬가지로 시공할 예정입니다.

 

기와를 놓을 자리를 먹선으로 표시한 후 작업에 들어갑니다.

 

갓기와부터 작업에 들어갑니다. 갓기와는 직결 나사로 고정한 후 빗물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못구멍을 실리콘으로 일일이 막아줍니다.

 

갓기와에 이어 바닥 기와도 차근차근 덮어 나갑니다.

 

가장 윗층의 지붕은 시공이 모두 끝났습니다. 용마루 부근에는 갓기와를 새로 공수하여 시공한 것이 보이네요. 재시공 전의 모습과 아주 많이 비교가 되는 장면입니다. 일렬로 부착된 갓기와 위에 용마루 전용 알루미늄 벤트로 마감하고 용마루 기와를 얹어 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바로 아래에 위치한 두 번째 지붕을 시공할 차례입니다.

 

아래 지붕 역시 시공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줄 간격이 전혀 맞지 않네요.  바닥 기와와 각상 해체 작업이 한참 진행 중인 모습입니다.

 

가장 상태가 심각한 굴뚝 주변의 해체 모습입니다. 워낙 상태가 좋지 않아 해체 작업 자체가 쉽지 않네요. 더군다나 굴뚝 외벽을 울퉁불퉁한 파벽돌로 붙여 놓아서 해체 작업에 더 애를 먹고 있습니다.

 

주위의 바닥 기와를 제거하고 보니 이런 식으로 철판을 접어서 후레싱 대용으로 사용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후레싱이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한 모양인지 지붕의 방수 시트가 일부 젖어 있는 것도 눈에 띕니다.

 

굴뚝 뒷면의 상태도 보시는 것처럼 아주 심각합니다. 제대로 배수가 안 되었는지 시멘트가 축축하고 오염도 많이 된 상태입니다.

 

기와를 걷어 보니 박쥐 한 마리가 몸을 숨기고 있네요. 어둡고 습한 환경을 찾아 숨어 있었나 봅니다.

 

한참을 씨름한 끝에 드디어 잔해들을 다 제거하고 각상 작업까지 진행된 상태입니다. 굴뚝 하단부에는 파벽돌을 붙여놓지 않아 움푹 패인 상태이므로 면 정리를 위해 방부목을 덧대어 굴뚝의 두께를 대략 맞춰줍니다.

 

굴뚝 아래부터 물받이까지는 유도로를 설치해 놓았지만 아직 굴뚝 주변을 후레싱으로 감싸는 작업이 남았네요.

 

그런데 굴뚝 외벽이 울퉁불퉁한 파벽으로 마감되어 있어 후레싱 처리가 아주 까다롭습니다. 하단부에 덧댄 방부목에 후레싱을 밀착하면 설치는 가능하지만 파벽돌 사이사이를 따라서 흐르는 빗물은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뭔가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굴뚝 마감은 잠깐 미루고 일단 바닥 기와부터 차근차근 설치해 나갑니다. 유도 후레싱이 기와 밑으로 숨겨져서 깔끔하게 시공되고 있네요.

 

굴뚝 마감을 여러 가지로 고민한 끝에 징크용  철판을 구입해서 굴뚝 주위의 파벽돌을 완전히 덮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건축주 분의 도움으로 징크 철판을 공수한 다음 굴뚝 모양에 맞게 절단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식으로 징크 철판을 절곡해서 파벽돌 위를 덮어 버립니다. 이렇게 마감하면 파벽돌 사이사이를 따라 침투하는 빗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굴뚝 주변이 철판으로 잘 덮여졌습니다. 이제 기와 마감만 잘 하면 되겠네요.

 

굴뚝 주변의 기와 마감도 착착 진행됩니다. 뒷면 역시 깔끔하게 덮인 것을 볼 수 있네요.

 

굴뚝 외부 철판과 인접한 면은 실리콘을 이용해 1차 방수를 한 다음 다시 이 위에 후레싱을 덮을 예정입니다. 물론 이 상태로도 방수에는 지장이 없습니다만 보다 완벽한 방수 및 미관을 위해서 한 번 더 마감하는 것이 좋습니다.

 

2차 후레싱 마감까지 완성되었습니다. 한결 보기가 더 낫네요. 이제 굴뚝 주변의 방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벽면 후레싱 처리도 사진과 같이 깔끔하게 마감되었습니다. 기와 모양에 맞도록 후레싱을 정확하게 오려내어 빗물이 파고 들어갈 틈이 없도록 완벽히 마감합니다. 예전에 시멘트로 덕지덕지 발라 놓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었네요.

 

가장 하단부의 기와 마감도 시작합니다. 기와를 전부 걷어내고 세로상을 설치해준 모습이네요. 이곳은 미처 시공 중인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깔끔하게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현관 지붕만이 남았네요.

 

현관 지붕도 잘 마감되었습니다. 외벽과 ㄷ자 형태로 삼면이 인접하는 구조이므로 후레싱 작업까지 전부 새로 해야 하는 곳입니다. 면적이 작아 기와는 몇 장 들어가지 않지만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곳이었네요.

 

우여곡절 끝에 기와 재시공이 무사히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헌옷을 벗고 새옷으로 갈아입어서 그런지 주택의 모습이 한결 더 깨끗하고 깔끔해 보입니다. 건축주 분께서도 아주 흡족해 하셔서 시공하는 입장에서도 무척 기분 좋은 마무리였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도 아주 근사합니다. 깔끔하게 새단장한 주택과 아름답게 꾸며진 주변 풍광이 아주 근사한 조화를 이루고 있네요. 아래의 VR 촬영 사진도 감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