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현장은 제천시 두학동 알미 마을에 위치한 개인주택 신축 현장입니다. 철근 콘크리트로 골조와 지붕을 구성한 2층 건물로서 지붕의 모양은 변형된 맞배지붕 및 외쪽지붕이 단차를 두고 구성된 지붕입니다.

 

상공 위 정 중앙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한눈에 보아도 복잡한 구성입니다. 작은 면적들의 지붕이 사방에 걸쳐서 단차를 두고 배치되어 있네요. 기와를 시공할 부분이 총 다섯 군데일 정도로 복잡한 지붕입니다.

 

  • 가장 위쪽에 있는 2층 지붕인 <1번 지붕>은 작은 면적에 비해 잘린 부분이 여섯 군데나 되어 시공하기가 아주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와면을 이렇게 많이 잘라 놓으면 인접한 기와면과 어깨선을 맞추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기와를 한장 한장 일일이 다듬어서 시공을 해야 하므로 시간과 노력이 훨씬 많이 들어갑니다. 더 심각한 상황은 실측 결과 6면으로 쪼개진 각각의 면들조차 사방 네 귀의 치수가 전혀 맞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큰 면은 말할 것도 없고 가장 작은 면조차 좌우 변의 길이 차이가 5cm 넘게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 그 아래 1층에 위치한 <2번 지붕>의 경우 2층 벽면과 인접한 형태이므로 방수를 위해 후레싱 작업이 필요합니다.
  • 그 아랫단에 위치한 현관 지붕인 <3번 지붕>의 경우 역시 방수 후레싱 작업 및 <4번 지붕>과 연결되어야 하는데, 지붕 골조를 좀 이상하게 마감해 놓아서 작업하기가 아주 까다롭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뒷부분에 따로 설명합니다.
  • <4번 지붕>은 평슬라브를 ㄱ자로 둘러싼 형태의 눈썹지붕입니다. 아마도 이번 시공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이 되지 않을까 싶은 장소입니다. 바로 <3번 지붕>과의 연결 때문인데요, 자세한 설명은 역시 뒤로 미루기로 하겠습니다.
  • <5번 지붕>은 현재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외쪽지붕 형태의 보일러실 지붕입니다. 이곳 역시 벽면과 ㄱ자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후레싱 작업이 필요합니다.

 

다시 현장 상황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작업자들이 2층 골조의 거푸집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네요. 정확한 지붕 실측은 벽돌 조적이 끝난 후로 미루고 현 상태에서는 지붕의 형태 및 상태만 촬영하도록 합니다.

 

사진의 붉은 원 부분이 상단에서 설명했던 <5번 지붕>인 보일러실용 외쪽지붕입니다. 이 각도에서 보니 정확하게 보이네요.

 

이번 시공 중에 가장 까다로운 부분으로 예상되는 <4번 지붕>인 평슬라브 눈썹지붕이 보이네요.

 

붉은 색상으로 표시한 부분이 바로 눈썹지붕, 일명 ‘데스리 지붕’이 들어설 자리입니다. 눈썹지붕은 이렇게 평슬라브의 외곽에 짧게 장식하는 지붕을 일컫는데요, 예전에 평슬라브 옥상을 활용하기 위한 주택에서 많이 시공했던 방식이지만, 최근에는 거의 시공하지 않는 올드 스타일의 건축 방식입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파란색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의 마감 때문입니다. 역시 상세한 설명은 뒤에 따로 하기로 하겠습니다.

 

며칠 시간이 흐른 후 기와 실측을 위해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건물 외벽에 회색 계열의 벽돌로 마감을 하고 있네요. 아직 상단부는 벽돌 마감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건물 외곽을 살펴보다 보니 이상하게 시공된 부분이 몇 가지 보이네요. 일단 붉은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좀 이상해 보입니다. 지상에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지붕 위에서 자세히 살펴보아야겠습니다.

 

문제의 부분입니다. 위와 같이 갓기와가 붙을 처마 옆면이 중간에서 외벽 벽돌로 인해 돌출되어 버렸네요. 제대로 시공했다면 일자로 쭉 뻗어야 하는데 10cm 가량 튀어나온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곳 역시 마무리가 좀 이상하게 되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볼까요.

 

사진과 같이 벽돌 외벽쪽에 인접한 지붕이 끝 부분에 가서 일부 잘려 있습니다. 왜 이렇게 지붕 골조를 짜 놓았는지 이해가 잘 안 가네요. 아마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벽돌 조적을 위해서 공간을 열어둔 것 같은데 전혀 이렇게 할 필요가 없는 부분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아도 벽돌 조적에는 전혀 무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하자의 위험만 커집니다. 이 부분은 뭔가 다른 자재로 막아 놓아야 할 것 같네요.

 

이 부분 역시 문제가 있는 구조입니다. 사진과 같이 현관 지붕이 외벽과 인접하는 부분이 일자로 뻗지 않고 중간에 꺾여 있습니다. 대체 왜 이 짧은 거리에 단차를 두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벽돌 한 장 길이만큼 짧은 길이지만 어쩔 수 없이 후레싱을 붉은 색으로 표시한 것처럼 지그재그로 꺾어서 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기와 시공팀을 난감하게 만드는 현장입니다.

 

이번 시공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인 <3번 현관지붕>과 <4번 눈썹지붕>이 만나는 곳의 모습입니다. <4번 눈썹지붕>의 끝부분이 갑작스럽게 일자로 툭 끊겨 있는 것이 한눈에도 뭔가 마감 상태가 부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차라리 끝부분을 좀 더 일찍 끊어 놓거나, 아니면 <3번 현관지붕>과 붙여 놓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에서 끊어 놓았기 때문에 아주 애매한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미지 편집 툴을 이용해 가상의 모습으로 대충 사진을 수정해 보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4번 지붕>을 좀 더 일찍 끊어 놓았더라면 두 지붕을 각각 분리해서 마감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는 이처럼 두 지붕을 붙여 놓았어도 훨씬 작업하기가 쉬웠을 것입니다. 위 사진 역시 가상으로 수정해 본 사진인데요, 눈썹지붕의 높이가 좀 높긴 해도 이렇게 두 지붕을 연결시킨 모습이었다면 별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 결과는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길이와 높이에서 끝나 버려서 기와팀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네요. 마치 기와팀을 골탕 먹이려 작정하고 작업을 해 놓은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었지만 건축 작업은 유기적인 과정의 연속이기 때문에 선행팀이 뭔가 실수를 하면 후속팀이 수습하는데 아주 애를 먹게 됩니다. 이 부분은 많은 고민 끝에 각상을 이용해 지붕면을 위 사진의 그림처럼 연장해서 만들어주는 방법으로 시공하기로 결정합니다. 사실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실측을 끝내고 지붕에서 내려옵니다. 본격적인 기와 시공은 벽돌 조적 및 줄눈 작업까지 마감한 후 시작하기로 하고 현장에서 철수합니다.

 

드디어 시공일이 다가와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먼저 2층에 위치한 <1번 지붕>부터 각상 작업이 시작됩니다. 지붕면에 흩어져 있는 각종 쓰레기와 잔해물들을 청소하고 있는 모습이네요.

 

실을 띄워 세로상의 수평을 잡고 가로상까지 완성한 모습입니다. 기와를 놓을 자리를 먹선으로 표시한 것이 보입니다. 2층 지붕이 총 여섯 면으로 쪼개져 있기 때문에 먹선을 설계하기가 무척이나 까다로웠네요. 역시나 기와의 어깨선을 맞추기가 어려워 상당량의 기와를 다듬어서 작업에 임해야 합니다.

 

2층의 각상 작업 완료 후 물받이 부착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물받이 작업까지 마무리를 한 후 아랫층 각상 작업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 다음은 1층에 위치한 <2번 지붕>의 각상 작업을 할 차례입니다. 세로상에 실을 띄워 수평을 잡고 있는 모습이네요.

 

처마 옆선이 일자로 쭉 뻗지 않고 벽돌로 인해 10cm 가량 튀어나와 있던 부분의 각상 모습입니다. 가장 외곽에 위치한 벽돌 선에 기준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아랫쪽 부분은 각상이 외벽 마감보다 더 튀어나와 있네요. 이 부분은 후레싱을 이용해 벽돌 두께만큼 빈 부분을 채워줄 예정입니다.

 

후레싱으로 빈 부분을 채운 후의 모습입니다. 후레싱 하나의 두께로는 벽돌 두께와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몇 겹을 겹치고 구부려서 간신히 벽돌선과 두께를 일치시킬 수 있었습니다.

 

좀 더 아랫쪽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이렇게 보니 벽돌선과 두께가 잘 맞은 것이 확실하게 보이네요. 이제 갓기와를 붙여 놓아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외벽과 인접하는 곳에 후레싱과 유도로를 이용해 물받이까지 배수로를 만들어준 모습입니다.

 

드디어 <2번 지붕>도 각상 작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제 <3번 지붕>인 현관 지붕의 각상 작업을 시작할 차례네요.

 

<3번 현관지붕>의 문제점 중 하나였던 부분의 모습입니다. 이 빈 공간은 스티로폼을 잘라 채워 넣은 후, 퍼티(Putty)를 발라 매끈하게 면 처리를 하고 그 위에 페인트를 덧칠하면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일단 지붕 윗면은 후레싱을 덮어야 하므로 각상을 벽쪽 끝까지 고정한 모습이네요.

 

<3번 현관지붕>과 <4번 눈썹지붕>을 연결하기 위해 먼저 현관지붕의 용마루선을 잡아 놓은 모습입니다. 이 용마루선의 높이가 기준점이 됩니다. 눈썹지붕의 최종 높이와 밸리 후레싱의 위치가 모두 이 용마루선에 의해 좌우됩니다.

 

눈썹지붕과의 연결 모습이 대략 윤곽을 띄고 있습니다. 각상으로 밸리 후레싱의 위치를 잡아 놓은 것이 보이네요.

 

눈썹지붕에 세로상이 하나씩 붙여지고 있습니다. 눈썹지붕은 각도가 좀 높아야 모양이 예쁘게 나오지만 현관 지붕과의 연결 지점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각도가 많이 낮아졌습니다. 또한 기와 윗면에는 방수 후레싱도 마감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각도가 가장 최적의 각도입니다.

 

두 지붕의 연결을 각상을 이용하여 만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위와 같은 빈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 구멍은 징크 판넬을 덮어 마감할 예정입니다.

 

징크 판넬로 구멍을 막아준 모습입니다. 지금은 검정색 징크 색상이 많이 어색하고 튀어 보이지만 물받이를 붙이고 기와를 덮은 후에는 아주 약간의 부분만 노출되기 때문에 큰 위화감 없이 마무리될 것입니다.

 

밸리 후레싱까지 이어놓은 최종 모습입니다. 각상도 모두 마무리되어 드디어 두 지붕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네요. 큰 고민거리가 해결되었습니다.

 

문제점 중 하나였던 벽돌 꺾임 부분 역시 후레싱을 지그재그로 꺾어 부착을 완료하였습니다.

 

눈썹지붕이 끝나는 부분은 위와 같이 사선으로 용마루를 처리해야 합니다. 벽체와 맞닿는 부분에도 짧은 후레싱을 부착해서 방수 마감을 해준 모습이 보이네요.

 

<5번 보일러실 지붕>을 제외한 나머지 지붕들은 드디어 각상 작업이 끝났습니다. 보일러실의 지붕은 기와 인양을 시작하기 전에 마저 각상 작업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이번 현장은 각상 작업에만 총 닷새가 소요될 정도로 아주 복잡한 구조의 지붕이었습니다. 모양도 복잡했지만 지붕 골조의 상태 및 완성도도 미흡했고, 또 굳이 필요했을까 싶은 올드 스타일의 눈썹지붕까지 등장하는 바람에 수많은 현장에서 나름 단련되었다고 자부했던 지붕팀마저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로 아주 힘든 현장이었습니다.

내용이 길어져 포스팅을 두 개로 나눌까 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기와 인양에서 완성까지의 내용에 대해 다루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