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현장은 제천시 장락동에 위치한 상가 건물의 지붕 재시공 현장입니다. 철근 콘크리트로 골조와 지붕을 구성한 건물로서 지붕의 모양은 변형된 맞배지붕의 형태입니다. 설치되어 있는 기와의 종류는 모니어 사의 ‘시그니’라는 평기와이며, 타 시공사에서 지붕 시공을 진행했던 케이스입니다.  건물은 총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층은 상가 용도로, 2층은 주거용으로 사용 중이며 완공된 지는 약 1년 정도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번 첫 겨울을 보내면서 2층 주거층 내부의 벽지와 붙박이장, 바닥 마루 등이 습기와 곰팡이로 인해 심하게 훼손되면서 건물주께서 직접 연락을 주셨네요. 기존 지붕 시공사와는 연락이 닿지 않아 저희 쪽으로 문의를 주신 경우입니다. 지붕에서 비가 새는 것이 아닌지 확인 및 조언이 필요하다고 문의를 주셔서 현장을 방문해 살펴보았습니다.

 

일단 지상에서 바라본 슬라브 옆면의 모습입니다. 붉은 타원형 부분을 보시면 물받이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보이는데요, 원래는 갓기와로 마감되어야 할 부분인데, 무슨 이유로 물받이로 마감했는지 의아한 부분이네요.

 

지붕 위에 직접 올라가 확인해 보기에는 안전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위험한 상황이므로 드론을 띄워 지붕의 모습을 촬영해 보기로 합니다. 상공 위에서 본 건물 전면 지붕의 왼쪽 부분의 모습입니다. 사진의 붉은 원 부분을 보시면 기와와 기와 사이의 간격이 많이 벌어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건물 후면 지붕의 왼쪽 역시 기와와 기와 사이의 간격이 많이 벌어져 있읍니다. 위 두 경우는 바닥 기와를 오른쪽부터 쭉 설치하면서 마지막 좌갓 마감 부위에서 간격이 맞지 않아 억지로 기와 사이를 벌렸기 때문입니다. 기와를 놓을 자리를 사전에 정확한 설계를 하지 않아서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건물 후면의 오른쪽 부분을 보니 위 사진과 같이 사선으로 지붕이 잘려 있습니다. 그런데 사선 부분의 기와 시공 방법이 독특해 보입니다. 사선 모양에 맞춰 기와 하단에 물골 후레싱을 설치하고 기와를 두 면으로 분리해 놓았네요. 그런데 기와골 부분의 기와 컷팅 부분이 좀 엉성해 보입니다. 중간중간 이빨 빠진 듯이 기와가 없는 부분이 육안으로도 확인이 되네요.

일단은 몇 군데 시공 상태가 좀 안 좋은 부분이 관찰되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 인해 기와에서 물이 샜다고 단언할 수는 없는 상태로 보입니다. 그리고 집안 내부의 훼손된 장소가 주로 외벽 부분과 인접한 벽지와 붙박이장 등에서 발생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본 결과, 지붕 방수의 이상이라기 보다는 결로 현상일 확률이 좀 더 높아 보입니다.

콘크리트 집에서 발생하는 결로의 가장 큰 원인은 외벽이나 지붕의 단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구조적인 이유도 있지만, 겨울철의 생활 습관 같은 환경적인 요건도 결코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건축물에서의 결로는 대부분 겨울철이나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발생하는데요, 실내외의 온도차가 크고 환기가 안 될 경우에 잘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이번 집의 경우에는 아기가 있는 집이라 겨울철 난방을 따뜻하게 해 놓았거나 가습기를 틀어놓았을 확률이 상당히 높아 보이기 때문에 더욱 결로 현상이라는 의심이 짙어졌으므로 지붕의 방수 쪽보다는 결로와 관련한 해결법을 찾아보시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드리고 일단은 현장에서 철수했습니다.

 

점검 후 며칠이 지나고 다시 건축주의 재방문 요청을 받았습니다. 건축주께서 직접 천장의 점검구를 통해 지붕과 천장 사이의 공간으로 들어가서 확인한 결과 물이 고여 있는 것을 한 바가지 이상 퍼내셨다는 말씀을 듣고, 일단 지붕 위로 직접 올라가 호스로 물을 뿌려보기로 했습니다.

위 사진은 지붕 위를 올라가느라 사다리를 올려놓은 베란다 쪽 외부현관 평지붕인데요, 이런 식으로 마감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다리 하나를 겨우 놓을 수 있는 짧은 공간인데 기본적인 방수처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보이네요. 지붕을 씌워 마감했거나 하다못해 방수미장 후 방수페인트라도 칠했어야 하는 공간인데 그냥 이렇게 맨 콘크리트 상태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인접한 외벽의 벽돌 틈으로 충분히 물이 타고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자마자 드론으로 확인이 불가했던 문제점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네요. 일단 짧은 외쪽지붕의 용마루 마감 작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붉은 원 부분을 보시면 용마루와 갓기와 사이에 길게 주름이 져 있는 알루미늄 벤트가 보이는데요, 갓기와 쪽으로 넘어가 감싸도록 ㄱ자로 꺾어서 벤트를 붙여야 하는데 너무 짧게 붙여버려서 자칫 빗물이 지붕 안쪽으로 침투할 가능성이 보입니다.

 

그리고 첫 방문시에도 눈에 띄었던 부분인데, 원래는 갓기와를 붙여서 마감해야 할 부분을 물받이 거터로만 붙여 놓은 것도 좀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박공 기와 부분과의 마감 처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이 보이네요.

 

용마루 끝 부분도 수평이 맞지 않고 아래로 처져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이 부분은 비가 새는 것과는 상관이 없지만 미관상으로 보기가 좋지 않아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용마루 기와와 바닥 기와가 만나는 부분의 모습입니다. 붉은 타원 안을 보시면 바닥 기와의 상단에 일정 간격마다 무늬 같은 것이 보이는데요, 제대로 시공되었다면 이 물턱 경계선 부분은 용마루 기와 속으로 쑥 들어가서 밖으로 노출되어서는 안 되는 부분입니다.

 

용마루 기와를 살짝 들어보았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용마루 고정을 위한 직결나사만 박혀 있고 그 나사를 덮는 실리콘 코킹이 전혀 없는 것이 보입니다. 나사 구멍을 통해 빗물이 스며 들어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네요. 나사를 박은 후 실리콘으로 덮어주어야 방수 및 다음 용마루와의 접착이 이루어지는데 이런 과정이 전부 생략되었네요.

 

좌측 갓기와 부분의 상태입니다. 평기와는 구조상 절대 이렇게 기와를 벌려서 시공하면 안 되는데 너무 많이 벌려 놓았습니다. 기와의 물턱을 다음 장의 기와가 완전히 덮으면서 시공해야 안전한데 이건 좀 상태가 심하네요. 빗물이 샜을 거라고 백퍼센트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집중 강우가 쏟아질 경우 좀 위험해 보이기는 합니다.

 

가장 문제가 심해보이는 기와골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굳이 이렇게 지붕면을 둘로 나눠서 시공할 필요가 없는 부분인데 왜이렇게 시공했는지 의문이 드네요. 중간중간 기와가 빠져 있어 비가 후레싱 아래로 타고 들어갈 위험성이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기와 위에서 약 10여분 정도 물을 뿌려본 결과 역시나 기와골 부분에서 물이 기와 밑으로 침투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건물주께서 직접 천장 위에서 물을 퍼내셨다는 점과 위 사진들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몇 가지 시공 상태의 문제점, 기와골 부분의 누수 흔적 등으로 인해 결국 기와는 해체 후 재시공을 하는 것으로 결정하였고, 집 내부의 결로에 대해서는 건축주께서 따로 별도의 결로 방지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드디어 재시공 날짜가 잡히고 본격적인 작업을 위해 지붕 위로 올라갑니다. 먼저 용마루부터 해체하고 있는 모습이네요.

 

용마루 벤트의 접착 상태가 부실하네요. 바닥 기와를 충분히 덮지 못하고 구겨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바닥 기와를 걷어 내기 위해 용마루 벤트를 제거하고 있습니다.

 

기와를 한 장씩 걷어 쌓아 줍니다. 기와 자체는 문제가 없으므로 대부분 재사용하고 모자라는 부분만 추가하여 사용할 예정입니다.

 

기와골 부분의 기와도 모두 걷어낸 다음 후레싱도 제거해 줍니다. 이 부분은 각상까지 완전히 걷어내고 다른 방법으로 시공할 예정입니다.

 

상공 위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한쪽 지붕면은 기와 해체가 끝났네요. 사선 부분의 후레싱 및 각상 제거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반대편 지붕은 우갓 부분 3분의 1 정도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냥 남겨두고 나머지 3분의 2 정도만 기와를 걷고 재시공할 예정입니다.

 

기와골 후레싱이 있던 자리를 각상 및 물받이까지 깨끗하게 뜯어낸 후 각상 작업을 새로운 방법으로 진행하는 모습입니다. 기와골 후레싱 없이 지붕이 생긴 모습 그대로 기와를 이을 예정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기존 각상과 그대로 이어지게끔 각상을 새로 만듭니다. 슬라브 자체가 약간 비스듬히 위로 솟아 있는 모습이므로 각상의 수평을 최대한 잡기 위해 한치각 각재와 좀 더 얇은 각재를 병행해서 사용하여 각상 연장 작업을 진행한 모습입니다. 제거했던 슬라브 쪽의 후레싱도 다시 부착해 놓은 모습이 보입니다.

 

뜯어 놓았던 물받이도 다시 붙여 놓습니다. 원래의 물받이는 이렇게 비스듬히 연결되어 용마루 위쪽까지 길게 연장되어 설치되어 있었지만, 이번에는 갓기와를 새로 놓을 예정이므로 갓기와가 놓일 위치 직전까지만 이어줄 예정입니다.

 

이런 식으로 기존 기와와 연결해서 작업해 놓으니 훨씬 미관상으로도 깔끔할 뿐더러 빗물이 후레싱을 타고 침투할 위험성도 사라졌네요.

 

어느덧 사선 부분은 기와 부착 작업이 끝났습니다. 기와골을 사이에 두고 인위적으로 지붕면을 두 개로 나뉘어 시공했던 지난번 모습에 비하면 훨씬 깔끔해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닥 기와 시공이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존에 시공했던 방법은 기와와 기와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는 문제가 있었으므로 이번 재시공에서는 기와 사이의 틈이 벌이지지 않도록 최대한 밀착하여 시공합니다.

 

기와 사이가 많이 벌어졌던 좌측 마감 부분은 각 줄의 마지막 기와를 모두 새롭게 재단하여 만들어야 하므로 가공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건물 후면 쪽의 재시공은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모습입니다. 반대편 지붕도 해체 후 다시 재시공 작업이 한창이네요.

 

반대편 지붕도 대부분 마무리가 되어 용마루 밑작업을 하고 있네요. 용마루 전용 알루미늄 벤트를 붙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붉은 원으로 표시한 부분을 보면 용마루 각상을 중심으로 양쪽의 바닥 기와들이 약간 벌어져 있는 것이 보이는데요, 최초에 해체 작업을 했을 때는 이 사진보다 더 많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용마루 기와가 바닥 기와를 충분히 덮지 못했던 걸로 보입니다. 이번에 재시공을 하면서는 마지막 기와를 최대한 올려서 이 정도 간격만큼이라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시공이었다면 용마루 각상과 틈이 없이 밀착되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기와에 벤트가 잘 붙도록 다듬고 있는 모습입니다. 벤트를 붙일 때는 바닥 기와의 물턱 부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충분히 감싸야 안전합니다.

 

짧게 잘려 있는 외쪽지붕 부분은 알루미늄 벤트를 갓기와 쪽으로 충분히 넘어가게끔 부착해야 안전합니다. 벤트 부착 후 용마루 기와를 다시 덮고 있네요.

 

용마루 부착까지 마무리된 후의 모습입니다. 사진의 붉은 원 부분을 보시면 알루미늄 벤트가 바깥쪽으로 약간 꺾여서 부착되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렇게 해야 빗물이 갓기와를 타고 지붕 안으로 스며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물받이를 철거하고 새롭게 갓기와로 교체한 부분입니다. 물받이가 달려 있을 때보다 훨씬 예쁘고 잘 어울리네요.

 

드디어 지붕 재시공이 끝났습니다. 새롭게 마무리된 모습이 지난번 모습과 비교해서 아주 근사하네요. 특히 사선 부분에서 느껴졌던 심한 위화감이 사라져서 아주 흡족한 마음입니다. 이제 본관의 지붕 재시공은 모두 끝났지만 아직 한 가지 작업이 더 남았습니다. 바로 사다리를 올려 놓았던 베란다 쪽 출구의 작은 평지붕의 마무리입니다. 작은 면적이지만 마감이 전혀 안 되어 있어서 미관상으로도 문제가 많고 빗물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번 재시공을 하면서 함께 기와로 덮기로 했습니다.

 

현관 지붕의 기와 작업을 하면 더 이상 지붕 위로 올라갈 방법이 없기 때문에 사다리를 철거하기 전에 한 번 더 호스로 물을 뿌려서 검수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용마루 분기 지점의 마무리 모습도 확인할 수 있네요.

 

최종 검수 겸 청소 작업까지 동시에 진행되는 모습이네요.

 

최종 검수를 마치고 이제 사다리가 놓여졌던 현관 위 작은 지붕을 마무리할 차례입니다.

 

먼저 외벽의 벽돌과 인접한 부분에 실리콘으로 1차 방수 작업을 진행합니다.

 

세로상 각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제 가로상을 붙이고 기와를 얹으면 됩니다. 장소가 매우 협소하여 작업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시간이 제법 많이 걸립니다.

 

현관 지붕도 완성이 되었습니다. 외벽 인접면 및 마감 부분의 후레싱 작업도 깔끔하게 끝났습니다.

 

물받이가 달려 있던 부분을 갓기와로 교체해 놓으니 훨씬 지붕의 모습이 살아납니다.

 

드디어 모든 재시공 작업이 끝났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도 지난번보다 훨씬 깔끔하고 근사합니다. 기와 사이의 빈틈도 완전히 없어졌고 사선 절단면 부분 역시 빗물의 흐름에 더 자연스럽도록 잘 마감되었으므로 이제는 기능적으로나 미관상으로나 지붕 방수로 인해 발생할 하자의 요인은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결로라는 것이 한 번 생기면 쉽게 잡을 수 없다는 것이 건축업계 종사자들의 공통된 의견인 만큼, 앞으로도 결로로 인해 고통받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최대한 결로의 발생을 줄이려면 구조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와 더불어 생활 습관도 함께 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겨울철에 날씨가 춥더라도 가능한 자주 환기를 시킨다던가 적정한 실내 온도와 습기를 유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제습기의 도움을 받는 것도 아주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결로가 심한 방에 제습기를 몇 시간 정도 가동하면 큰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이러한 노력들이 병행된다면 결로와 곰팡이로 인한 고통에서 한결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