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현장은 제천시 고명동 한천마을에 위치한 개인주택 신축현장입니다. 철근 콘크리트로 골조와 지붕을 구성한 단층 주택으로서 지붕의 모양은 변형된 T자 형태입니다.

 

작업 첫날의 모습입니다. 방수시트 도포와 각상 작업을 위해 목재와 방수시트를 싣고 현장에 도착합니다. 건물은 회색 계열의 벽돌로 조적이 완료되어 있으며 아직 줄눈 작업은 시작하기 전입니다. 줄눈 작업팀도 곧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하네요.

 

건물 바로 뒷편에는 소나무 공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천마을에는 예전에는 소나무 숲이 아주 울창했었는데 지금은 일부만 남아 마을에서 공원을 만들어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수령이 300년 정도 되는 소나무들이 운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번 현장에는 완벽한 방수를 위해 지붕면에 방수시트를 먼저 도포하고 작업하기로 합니다.

 

방수 시트를 모두 덮은 후 각상 작업을 위해 세로상을 놓을 자리에 일정 간격으로 먹선을 놓아 표시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지붕면의 상태가 아주 좋지 않네요. 건물 전면 쪽의 지붕은 불룩하게 솟은 곳이 많은 반면, 건물 후면 쪽 지붕은 전체적으로 가운데가 우묵하게 꺼졌습니다. 특히나 용마루 중간 부근이 불룩 솟아 있어 각상 작업에 큰 난관이 예상됩니다. 일반적으로 우묵하게 꺼진 지붕보다 불룩하게 솟은 지붕이 훨씬 각상 작업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이번 현장의 기와는 평기와로 시공될 예정이라 더욱 각상 작업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네요.

 

먼저 건물 후면 쪽 지붕부터 각상 작업을 시작합니다. 위 사진은 목재 묶음을 지붕면에 놓은 모습인데요, 나무가 활처럼 아래로 휘어 있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지붕면이 우묵하게 꺼졌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재 묶음을 풀어 세로상 자리에 한 가닥씩 연결하여 펼쳐 놓은 모습입니다. 이렇게 보니 지붕면의 상태가 눈에 확 들어오네요. 세로상 가운데가 처져서 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축 처져 있는 세로상을 실을 띄우고 괴임목을 받쳐서 똑바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세로상에 실을 띄우고 군데군데 괴임목을 고여 똑바로 바로잡은 모습입니다. 활처럼 처져 있던 목재들이 반듯하게 펴져 있는 것이 보이네요. 대신 지붕면과 많이 벌어지게 되므로 그 사이를 괴임목으로 일일이 받치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평을 맞춰놓은 세로상 위에 가로상을 연결하는 모습입니다. 이제야 지붕면이 제 모습을 갖추어 나가네요.

 

세로상 아래 괴임목도 간격을 더 촘촘하게 보강하여 각상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반듯하게 설치된 가로상과 방수 시트 위에 드리워진 그림자의 간극이 대략 지붕면의 상태를 짐작하게 하네요.

 

후면 쪽 지붕에 이어 전면 쪽의 지붕도 각상 작업을 시작합니다. 세로상 중간이 비어 있는 곳은 지붕면이 불룩하게 솟아 있기 때문에 수평을 맞추기 위해 세로상을 뺀 곳입니다.

 

세로상 위에 가로상의 부착까지 완성되었습니다. 각상의 수평을 맞추기 위해 전체적으로 각상을 지붕면보다 많이 들어올린 상태에서 작업했는데도 불구하고, 전면 쪽 지붕은 위 사진처럼 세로상을 일부 빼고 작업해야 할 만큼 지붕의 상태가 좋지 않았네요.

 

완성된 각상 위에 물골 후레싱을 설치한 모습입니다.

 

전면 쪽의 물골 끝에는 코너형 물받이를 부착합니다. 이렇게 코너 정 중앙에 물골이 나 있는 주택은 물받이를 설치하기가 훨씬 까다롭습니다.

 

각상의 수평을 위해 지붕면보다 많이 들어올린 상태에서 각상 작업을 했기 때문에 사선 처마 부근에도 후레싱을 부착한 모습입니다. 보통의 경우에는 갓기와의 넓은 날개면이 목재의 드러난 부분을 덮어주기 때문에 사선 처마 쪽에는 후레싱을 거의 하지 않지만, 이번 현장의 경우에는 갓기와로도 커버가 안 되어 따로 후레싱을 덧대어 준 모습입니다.

 

건물 전면 현관쪽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양쪽 끝의 코너형 물받이와 사선 처마 쪽의 후레싱이 설치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벽돌에는 줄눈 작업팀이 그새 줄눈을 채워 넣었네요. 벽체 한 가운데에는 마치 벽화처럼 소나무 한 그루가 그려져 있습니다. 소나무로 유명한 한천마을의 상징을 벽돌을 이용해 박아 넣은 조적공의 센스가 돋보이는 순간입니다.

 

뒷편 공원 위에 올라가 한 컷 찍어본 모습입니다. 집 가까이 이런 멋진 공원이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부러운 순간이네요.

 

드디어 각상 작업 및 후레싱과 물받이 작업까지 모두 끝났습니다. 때이른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려 무척이나 힘들고 손이 많이 간 작업이었지만 생각보다 지붕면의 수평을 잘 잡을 수 있어서 다행인 순간이네요.

 

점심 식사를 하고 집 안에서 잠시 더위를 식히고 있는데 새가 자꾸 집 안을 들락거립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살펴보니 주방 쪽 환기용으로 심어 놓은 슬리브 구멍 안에 새가 둥지를 틀어 놓았네요.

 

어미새가 먹이를 구하러 간 사이에 잠깐 올라가서 찍어 본 새끼들의 모습입니다. 모두 네 마리가 부화하여 잠을 자고 있네요. 인기척에 깨어 어미가 왔나 착각하고 입을 벌리고 먹이를 기다리는 모습이 재밌기도 하고 한편으론 서글프기도 하더군요. 곧 창호가 설치되고 인테리어를 시작하게 되면 쫓겨날 운명에 처한 이 작은 생명들이 애처롭게 느껴집니다. 자립하여 첫 날갯짓을 할 때까지 주인 아저씨께서 기다려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네요. 어쩔 수 없이 둥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놓게 되더라도 어미새가 잘 찾아와 새끼들을 별탈없이 거두기를 바라봅니다.

 

드디어 기와가 도착했습니다. 이번에 시공될 기와는 코버트사의 프라나 밤색 평기와입니다. 회색 계열의 벽돌과 잘 어울리는 조합이 될 것 같네요.

 

지그재그로 반 장씩 엇갈리며 바닥 기와를 깔아 나갑니다. 개인적으로 평기와의 매력은 이런 교차 시공법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기와를 엇갈리지 않고 설치하는 일자 시공법은 교차 시공에 비해 시공이 간단하긴 하지만 평기와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것 같습니다.

 

공원 위에서도 작업 과정을 한 컷 담아 봅니다. 제법 바닥 기와가 많이 깔렸네요.

 

드디어 바닥 기와가 모두 설치되었습니다. 기와골도 일자로 반듯하게 빈틈없이 잘 시공되었네요. 이제 용마루 기와를 얹을 차례입니다.

 

용마루 하단 마감 작업을 위해 투습 방수 기능이 있는 전용 알루미늄 벤트를 부착하고 있습니다. 전용 벤트를 사용해야 기와 아래의 통풍과 원활한 습기 배출로 목재와 지붕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용마루 기와를 덮는 작업도 거의 끝나갑니다. 이제 박공 기와를 덮고 마무리 청소를 하고 나면 기와 시공은 모두 끝납니다.

 

드디어 모든 과정이 끝났습니다. 지붕면 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지만 다행히 깔끔하게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상공에서 바라본 지붕의 모습도 아주 근사하네요. 벽돌의 색감과 진밤색 기와의 조화도 무척 잘 어울립니다. 뒷편의 아름다운 소나무 공원과 집 앞에 펼쳐진 녹색 오미자밭의 모습과 어울려 한 폭의 화보와 같은 멋진 풍경이 탄생했습니다.

이번 시공에 사용된 기와는 코버트 프라나(Plana) 기와의 밤색(Brown) 평기와입니다. 세계적인 건축가가 디자인한 제품으로서 심플하고 담백한 멋이 특징인 최고급 점토기와입니다.